경제 상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유상증자 폭탄, 이게 한국 주식시장의 현실

경제 잘알 포키 2025. 3. 21. 20:10

안녕하세요, 경제 블로거 포키입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전에 삼성 SDI의 2조 유상증자 발표에 이어 이러한 결정은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왜 회사는 다른 자금 조달 방법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했을까요? 또한, 상법 개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기업들의 유상증자 제도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https://youtu.be/m0d6mu75JW4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왜 지금, 왜 유증인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3월 20일,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로, 방산 및 조선해양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미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11조 4,200억 원, 영업이익은 191% 증가한 1조 7,31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조 9,677억 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이나 기존 현금 자산 활용 등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유상증자를 선택했을까요?​

회사 측은 방산 및 해양 시장 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서 방산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이러한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과 투자자들은 이러한 결정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키고,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1조 3,000억 원을 투자하여 한화오션의 지분 7.3%를 추가로 매입, 총 지분율을 42%로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그룹 내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지배구조를 위해 역대 최대 유상증자를 한 형태에 주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다음 날인 3월 21일 이 유상증자 여파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3% 이상 하락했습니다.

 

삼성SDI의 2조 원 유상증자와 그 영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앞서 삼성SDI는 2025년 3월 14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는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설투자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주주들의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제로 이미 많이 하락한 삼성SDI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더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하는걸까요?

1. 회사채 발행은 신용등급에 민감하다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돈 빌려도 갚을 능력 있어요!'라는 신뢰를 줘야 합니다. 즉, 신용등급이 중요하죠.

 

그런데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기준에서 신용등급이 그리 높지 않거나, 경기 상황에 따라 쉽게 변동되기 때문에 저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24년 실적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도면 저금리로도 가능할거 같은데 참)

 

2. 유상증자는 부채가 아니라 자본

기업 입장에선 유상증자는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이에요. 즉, 나중에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죠.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낮춰주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3. 지배구조 개편 수단 유용

유증은 자금을 모으는 것 외에도 지배구조 정비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열사나 계열 인수 자금을 마련하거나, 지분율을 조정할 수 있죠. 실제로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도 한화오션 추가 지분 확보 및 그룹 내 정비사업 통합 구조 구축과 연관이 깊습니다.

 

4. 상대적으로 간편한 절차

미국이나 유럽처럼 복잡한 증권 당국의 심사 없이, 한국 기업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비교적 쉽고 빠르게 유상증자를 할 수 있습니다. 주주에게 가장 피해를 주는 유상증자 방식이 가장 간편하다니 이해가 안됩니다.

 

미국 시장과 비교한 한국 주식시장의 제도적 보완 필요성

이러한 대규모 유상증자 사례는 한국 주식시장의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비교적 쉽게 유상증자를 결정할 수 있어, 주주들의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유상증자 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엄격한 심사와 승인이 필요하여, 기업이 신중하게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유상증자 절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악습이 매번 반복되어도 고치지 않는 건 의도적으로 기업에만 혜택을 제공하고자함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듭니다.

 

결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업의 성장 전략과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주주 보호와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시장 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주주를 뒤통수치지 않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합니다.